스스로 먹고 싶다고 우는 딸

조아윤
6 min readJun 14, 2021

내 휴대폰 사진첩은 9개월된 딸아이의 사진으로 가득하다. 그 중에서도 특히 먹는 모습이 많은데, 이유식을 시작한 지 한달 차인 7개월 무렵부터 먹여주는 것을 거부하고 손으로 집어먹기를 주장한 탓? 덕에 얼굴에 온통 음식을 묻힌 채 표정만은 세상 당당하고 신난 사진들로 가득 차있다. 같은 자리에 앉아 같은 식판에 같은 Bib을 두르고 있는 모습인데도 그 모습을 매일 찍는 것을 보면 나도 딸아이의 그런 모습을 무척 좋아하는 것이 틀림 없다.

처음 분유/모유가 아닌 무언가를 맛보고 신기해하고 놀라워하던 그 모습이 점차 사라지고 이유식을 먹을 때 고개가 자꾸 아래로 향하고 급기야 울음을 터트려 당황했던 기억이 선명하다. 그러고보니 언젠가부터 숟가락을 뺏으려하고 입가에 이유식을 대어 주면 손으로 찍어서 온 얼굴에 비벼댔다. 스스로 먹고 싶고, 음식을 혀로 맛보는 것만이 아닌 손으로…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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조아윤

UX Design, Design Thinking and Team Dynamic. www.soul-farmers.con